날씨가 따뜻해지면 푸릇푸릇한 숲 길을 걸으며 힐링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집니다.
가벼운 배낭을 메고 싱그러운 풀 내음을 맡으며 산을 오르는 것만큼 기분 좋은 여가 생활도 없죠. 하지만 봄과 여름철 산행에는 기분 좋은 풍경 뒤에 매서운 복병이 숨어 있습니다.
바로 풀숲 사이에 은밀하게 숨어 있다가 사람의 피부를 파고드는 야생 진드기와 숲 모기, 독충 같은 해충들입니다.
처음 산에 다니기 시작할 때는 날이 덥다는 이유로 반바지에 반소매 티셔츠를 입거나, 땀을 식힌다고 풀밭에 털썩 주저앉아 쉬곤 합니다.
저 역시 초보 시절에는 시원한 게 최고인 줄 알고 반바지 차림으로 다니다가 정체 모를 벌레에 물려 온 다리가 부어오르고 일주일 내내 가려움증으로 밤잠을 설치며 호되게 고생한 적이 있었습니다.
야외 해충은 단순히 가렵고 마는 문제가 아니라 심각한 감염병을 옮길 수 있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해요.
오늘은 큰 돈 들이지 않고 옷 입는 방법과 상비약 준비 만으로 안전하게 내 몸을 지키는 실전 노하우를 풀어보겠습니다.
1. 덥더라도 피부를 완전히 감싸는 '물리적 장벽' 옷차림
여름철에 긴 옷을 입으라고 하면 보기만 해도 숨이 막힌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으시죠.
하지만 뙤약볕이 내리쬐고 숲이 우거진 산길에서는 맨살을 드러내는 것이 훨씬 위험합니다.
얇고 바람이 잘 통하는 기능성 긴팔 상의와 긴바지를 입는 것이 자외선 차단은 물론 해충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특히, 야생 진드기는 등산로 주변의 풀잎 끝에 붙어 있다가 사람이 스치고 지나갈 때 옷이나 피부로 옮겨 붙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바지는 밑단이 펄럭이지 않고 발목을 가볍게 잡아주는 형태가 좋습니다.
가장 확실한 현장 팁은 등산 양말을 조금 긴 것으로 신고, 바지 밑단을 양말 안으로 쏙 집어넣는 것입니다.
모양새는 조금 투박해 보일지 몰라도 풀숲에서 다리를 타고 올라오는 진드기와 벌레를 차단하는 데는 이만한 명약이 없습니다.
또한 옷의 색상은 검은색이나 네이비 같은 어두운 계열보다 흰색, 베이지색 등 밝은색을 추천합니다.
해충들이 어두운 색에 더 잘 꼬이기도 하고, 밝은 옷을 입어야 혹시라도 내 몸에 진드기가 붙었을 때 눈에 쉽게 띄어 즉시 털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2. 90%가 놓치는 해충 기피제 올바른 사용 부위
약국이나 마트에서 흔히 사는 해충 기피제, 다들 배낭에 하나씩은 넣어 다니실 겁니다.
그런데 보통 눈에 보이는 팔다리에 대충 칙칙 뿌리고 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기피제는 온몸에 무작정 분사하기보다 벌레와 진드기가 주로 침입하는 유입 경로에 집중적으로 뿌려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피부가 예민하신 분들은 맨살에 직접 뿌리면 트러블이 생길 수 있으므로, 가급적 옷과 장비 위에 뿌리는 것을 권장합니다.
등산화 전반적인 표면, 양말 발목 부위, 바지 밑단, 그리고 배낭 주머니 주변과 셔츠 소매 끝부분에 집중적으로 기피제를 분사해 두세요.
이렇게 아래쪽 차단선을 확실히 구축해야 진드기가 옷을 타고 위로 올라오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기피제 성분은 땀에 씻겨 내려가거나 시간이 지나면 효과가 옅어지므로, 2~3시간마다 한 번씩 휴식 시간에 맞춰 덧뿌려주는 부지런함이 필요합니다.
3. 배낭 속에 꼭 챙겨야 할 필수 구급 상비약 리스트
아무리 조심해도 숲 속의 수많은 벌레를 100% 피하기는 어렵습니다.
산행 중 돌발 상황이 생겼을 때 바로 대처할 수 있도록 배낭 앞주머니에 작은 구급 파우치를 만들어 다녀야 합니다. 거
창한 의약품이 아니더라도 딱 세 가지만 챙기면 든든합니다.
첫째는, 벌레에 물렸을 때 바르는 항히스타민제 성분의 연고입니다.
숲모기나 산벌레에 물리면 동네 모기와 달리 독성이 강해 엄청난 가려움과 함께 빨갛게 부어오릅니다.
이때 침을 바르거나 손톱으로 누르면 2차 감염이 생기므로, 즉시 물티슈로 씻어내고 연고를 발라주어야 진물이 나지 않고 빠르게 가라앉습니다.
둘째는, 일회용 소독솜과 대형 밴드입니다. 풀독이 오르거나 나뭇가지에 긁혀 미세한 상처가 났을 때 즉시 소독하고 보호막을 씌워주어야 외부 균 침입을 막을 수 있습니다.
셋째는, 휴대용 족집게입니다. .
만약 피부에 진드기가 박혀 있는 것을 발견했다면 손으로 쥐어짜서 빼려고 하면 절대 안 됩니다.
진드기의 몸통을 누르면 진드기 체액이 사람 몸속으로 역류해 감염 위험이 치솟습니다.
족집게를 이용해 피부에 바짝 붙은 진드기의 머리 부분을 잡고 수직으로 조심스럽게 들어 올려 빼내야 합니다.
4. 집에 돌아온 순간 시작되는 현관문 밖 홈케어
안전하게 산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다고 해서 완전히 안심하긴 이릅니다.
진짜 중요한 마무리는 현관문을 열기 직전에 시작됩니다.
옷이나 배낭에 눈에 보이지 않는 진드기 알이나 해충이 붙어 실내로 들어오면 집안 이불이나 소파에 옮겨붙어 가족들의 건강까지 위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집에 도착하면 현관 문 밖에서 입었던 옷과 배낭을 크게 대여섯 번 힘차게 털어내세요.
그 후 실내로 들어오자마자 입었던 등산복은 옷장에 넣지 말고 곧바로 세탁기에 넣어야 합니다.
야생 진드기는 생명력이 아주 강해서 일반 찬물 세탁으로는 잘 죽지 않습니다.
가능한 60도 이상의 뜨거운 물로 삶음 세탁을 하거나, 세탁 후 건조기의 고온 바람으로 바짝 말려주어야 혹시 모를 유충까지 완벽하게 박멸할 수 있습니다.
자주 빨기 힘든 배낭과 등산화는 햇볕이 잘 들고 바람이 통하는 베란다에 따로 보관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주의 및 한계 명시 : 본 가이드는 산행 시 야생 진드기와 해충 피해를 줄이기 위한 예방적 옷차림과 일반적인 현장 대처법입니다.
산행을 다녀온 후 1~2주 이내에 갑작스러운 고열, 오한, 두통,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거나, 벌레에 물린 자리가 가라앉지 않고 황소 눈 모양처럼 붉은 발진이 크게 퍼진다면 쯔쯔가무시증이나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같은 진드기 매개 감염병일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절대 집에서 해열제만 먹고 버티지 마시고, 즉시 병원을 방문하여 의료진에게 산행 이력을 알리고 전문적인 치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산행 시 더위보다 무서운 것이 해충이므로 얇고 통풍이 잘되는 밝은 색상의 긴팔, 긴바지를 입고 바지 밑단을 양말 안에 넣어 진드기 유입을 원천 차단해야 합니다.
해충 기피제는 맨살보다 등산화, 양말, 바지 밑단 등 해충이 기어 올라오는 주요 길목에 집중적으로 뿌리고 2~3시간마다 덧뿌려주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산행 후에는 현관 밖에서 옷을 턴 뒤 즉시 60도 이상의 뜨거운 물로 세탁하거나 건조기를 사용해 의류에 묻은 미세 해충을 완전히 제거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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