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오르기 시작한 지 20분만 지나면 누구나 한 번쯤 겪는 고비가 있습니다.
평소 운동을 안 하던 분들은 물론이고, 웬만큼 체력이 좋은 분들도 경사가 조금만 가팔라지면 가슴이 터질 듯이 두근거리고 숨이 턱까지 차오르죠.
이럴 때 당황해서 입을 크게 벌리고 헐떡이며 올라가면, 10분도 안되어 다리에 힘이 풀리고 현기증이 나기 시작합니다.
산행의 첫 고비를 잘 넘겨야 정상까지 즐겁게 다녀올 수 있는데, 많은 분이 초반에 너무 에너지를 쏟아붓는 바람에 중도 포기하게 됩니다.
오늘은 힘들지 않게, 숨을 몰아쉬지 않고도 산을 오를 수 있는 '몸이 가벼워지는 호흡법'과 페이스 조절 비법을 알아보겠습니다.
1. 숨이 차오를 때 입으로만 쉬는 호흡은 독입니다
등산 초보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입을 크게 벌리고 "하~ 하~" 하며 거칠게 숨을 몰아쉬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우리 몸속의 이산화탄소가 너무 빠르게 배출되면서 오히려 혈액 내 산소 농도가 안정되지 않아 가슴이 더 답답해집니다.
무엇보다 입으로만 숨을 쉬면 공기가 폐까지 깊숙이 전달되지 않고 겉돌게 되어, 금방 목이 마르고 심장이 과부하를 받습니다.
올바른 등산 호흡 법은 '코로 들이마시고 입으로 뱉는 것'이 기본입니다.
코로 숨을 깊게 들이마시면 공기가 비강(코안)을 통해 걸러지고 따뜻해진 상태로 폐 깊숙이 들어갑니다. 그 다음 입을 아주 작게 오므려 빨대를 물고 있듯이 천천히 길게 숨을 내뱉으세요.
이렇게 '코 흡입-입 내뱉기' 리듬을 맞추면 심박수가 급격히 오르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2. 걸음과 호흡의 리듬, '2-2 호흡법'을 기억하세요
걸음걸이와 호흡이 따로 놀면 몸은 금방 피로해집니다.
내 걸음 수에 맞춰 호흡을 통제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가장 추천하는 방법은 '2-2 호흡법'입니다. 두 걸음을 뗄 때 코로 깊게 들이마시고, 다음 두 걸음을 뗄 때 입으로 길게 내뱉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왼발-오른발'에 맞춰 '흡-흡', 그다음 '왼발-오른발'에 맞춰 '후-후'하고 내뱉는 것이죠.
산길이 가팔라져서 숨이 더 차오른다면 '3-3 호흡법'으로 바꿉니다.
세 걸음을 걸으며 들이마시고, 세 걸음을 걸으며 내뱉는 것입니다.
이렇게 호흡을 걸음과 강제로 동기화하면, 숨이 가빠질 틈 없이 내 몸에 들어오는 산소 양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처음엔 조금 어색해도 5분만 의식적으로 연습해보면, 몸이 훨씬 가벼워지는 걸 즉각 느끼실 겁니다.
3. 출발 직후 20분, '슬로우 스타트'가 완주를 결정합니다
산행 초반에 숨이 차는 가장 큰 이유는 '몸이 데워지기 전에 너무 빨리 걷기 때문'입니다.
등산로 입구에서부터 마치 누군가 쫓아오듯 성큼성큼 걷는 분들이 많은데, 이는 엔진이 차가운 상태에서 자동차를 시속 100km로 밟는 것과 같습니다.
산행 시작 후 첫 20분은 의도적으로 아주 천천히 걸어야 합니다.
옆 사람과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속도, 혹은 평소 산책할 때보다 조금 더 느린 속도로 걷는 것이 좋습니다. 몸의 근육이 서서히 풀리고 심장이 운동할 준비를 마칠 시간을 주어야 합니다.
이렇게 초반에 속도를 낮추면 1시간 뒤, 2시간 뒤에도 숨이 터지지 않고 꾸준한 속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초반에 빨리 올라가서 중간에 지쳐 30분씩 쉬는 것보다, 느리더라도 쉬지 않고 꾸준히 올라가는 것이 심폐 부담을 줄이는 데 훨씬 효과적입니다.
4. 숨이 너무 찰 때는 스틱을 짚고 '상체를 세우세요'
오르막에서 숨이 가쁘면 나도 모르게 상체를 잔뜩 굽히고 땅만 보며 걷게 됩니다.
하지만 등을 구부리면 폐가 눌려서 숨을 제대로 들이마실 수 없습니다.
이때, 등산 스틱을 활용하세요.
스틱을 내 몸보다 약간 앞쪽에 짚고, 허리를 곧게 편 상태에서 상체를 살짝만 지탱해 줍니다.
가슴을 활짝 펴야 폐가 팽창할 공간이 생기고 산소가 충분히 공급됩니다.
숨이 너무 차서 도저히 못 걷겠다 싶을 때는, 스틱을 짚고 서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아주 천천히 제자리걸음을 하세요.
심장이 펌프질을 갑자기 멈추지 않게 해주어야 다시 걷기 시작할 때 훨씬 수월합니다.
핵심 요약
산행 중 호흡은 코로 깊게 들이마시고 입으로 길게 내뱉는 방식을 유지해야 폐 깊숙이 산소가 전달됩니다.
두 걸음마다 숨을 들이마시고 내뱉는 '2-2 호흡법'을 걸음과 동기화하면 심박수가 급격히 오르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산행 초반 20분은 무조건 천천히 걷는 '슬로우 스타트'를 실천해야 몸이 준비를 마치고 완주할 에너지를 비축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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