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도보 여행자를 위한 가성비 트레킹화 고르는 기준과 관리법

 앞서 올바른 걸음걸이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발바닥으로 도장을 찍듯 부드럽게 디뎌야 무릎 관절을 지킬 수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정신을 집중해서 바르게 걸으려고 해도, 신발이 발을 받쳐주지 못하면 몇 시간 못 가 온몸이 무너지게 됩니다.

트레킹을 막 시작하시는 분들을 보면 크게 두 가지 부류로 나뉩니다. 

집에 있는 평범한 러닝화나 단화를 대충 신고 나오시거나, 아니면 히말라야라도 가실 것처럼 수십만 원짜리 크고 무거운 전문 등산화를 덜컥 사시는 경우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두 가지 선택 모두 걷기 여행의 즐거움을 떨어뜨리는 지름길이 됩니다. 

오늘은 큰 돈 들이지 않고 내 발에 딱 맞는 가성비 트레킹화를 고르는 진짜 기준과, 한 번 사서 오래 신는 관리법까지 제 경험을 담아 아낌없이 풀어보겠습니다.


1. 러닝화와 등산화 사이, 왜 '트레킹화'여야 하나요?

동네 흙길이나 평지 둘레길을 걸을 때 일반 운동화나 러닝화를 신으면 안되냐고 묻는 분들이 많습니다. 

물론 30분 정도 가볍게 산책할 때는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한 시간 이상 흙과 자갈이 뒤섞인 길을 걷기 시작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러닝화는 기본적으로 아스팔트나 우레탄 트랙처럼 고른 바닥을 달릴 때 앞으로 치고 나가는 탄성에 집중된 신발입니다. 

바닥 창이 말랑말랑해서 편하게 느껴지지만, 불규칙한 돌을 밟으면 그 충격이 발바닥에 그대로 전달됩니다. 

한두 시간 뒤에 발바닥이 타는 듯이 아픈 '족저근막염' 증상이 오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게다가 옆면이 천으로 되어 있어 발목이 좌우로 틀어지는 것을 잡아주지 못합니다.

반대로 무겁고 단단한 전문 등산화는 가파른 바위산을 탈 때 발을 보호하기 위해 바닥이 전혀 휘어지지 않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경사가 없는 평지 둘레길에서 이런 신발을 신으면 발목이 고정되어 오히려 피로감이 극심해지고, 신발 자체의 무게 때문에 다리 근육이 금방 지쳐버립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러닝화의 가벼움과 등산화의 단단한 바닥(접지력)을 적절히 섞어놓은 '로우컷(발목이 낮은) 트레킹화' 또는 '워킹화'입니다.

2. 실패 없는 가성비 트레킹화 고르는 3가지 기준

인터넷에 '가성비 트레킹화'를 검색하면 수많은 브랜드와 가격대가 나와 눈이 어지럽습니다.

비싼 수입 브랜드만 고집할 필요 전혀 없습니다. 

요즘은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나 전문 제화 브랜드에서도 10만 원 안팎으로 훌륭한 제품들을 많이 만들어냅니다. 

🔶가격표를 보기 전에 딱 3가지만 확인해 보세요.🔶

[1] 사이즈는 무조건 평소보다 반 치수(5~10mm) 크게

신발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평소 신는 구두나 운동화 사이즈를 그대로 선택하면 100% 후회합니다. 

오래 걸으면 중력 때문에 피가 아래로 쏠리면서 발이 부어오르고 앞쪽으로 밀리게 됩니다. 

신발이 딱 맞으면 내리막길에서 엄지발가락이 신발 앞코에 계속 부딪쳐 발톱이 까맣게 죽거나 빠지는 불상사가 생깁니다.

  • 현장 팁 : 매장에 갈 때는 트레킹때 신을 두꺼운 양말을 챙겨 가세요. 양말을 신고 신발끈을 꽉 묶은 상태에서, 발가락을 앞으로 바짝 밀었을 때 뒤꿈치 쪽으로 손가락 하나(약 5~10mm)가 겨우 들어가는 정도가 신중년에게 가장 안전한 사이즈입니다.

[2] 손으로 구부려보아 앞부분만 살짝 휘어지는지 확인

매장에서 신발을 잡고 앞뒤로 구부려보세요. 

빨래 짜듯 전체가 흐물흐물하게 구부러지는 신발은 탈락입니다. 

반대로 돌덩이처럼 전혀 안 구부러지는 것도 피해야 합니다. 

발가락이 접히는 앞부분 1/3지점만 자연스럽게 툭 꺾이고, 중간부터 뒤꿈치까지는 단단하게 형태를 유지하는 신발이 좋습니다. 

그래야 자갈을 밟아도 발바닥이 아프지 않고, 걸을 때 추진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3] 바닥 창의 돌기(매립형 루프)가 둔탁하고 촘촘한가

신발 바닥을 뒤집어보세요. 

바닥에 돋아난 돌기들이 너무 얇고 뾰족하면 아스팔트를 걸을 때 금방 닳아 없어집니다. 

신중년 트레킹 코스는 흙길과 아스팔트가 섞여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돌기가 넓적하고 둔탁하면서도 홈이 깊게 파인 고무창이 좋습니다. 

국산 브랜드 중에서 한국 지형(바위와 흙이 섞인 길)에 맞춘 부틸고무 창을 쓴 제품들을 고르면 가성비 면에서 실패가 없습니다.


3. 고어텍스 방수 기능, 꼭 있어야 할까?

많은 분들이 "고어텍스 텍(Tag)이 붙어야 좋은 신발 아닌가요?" 하십니다. 물론 방수와 투습이 되는 고어텍스는 훌륭한 기술이지만, 그만큼 가격이 비싸집니다.

내가 만약 비가 오거나 눈이 내리는 날에도 트레킹을 감행하겠다 하시는 분들은 방수 기능이 필수입니다. 

하지만, 보통 날이 좋은 주말에만 가볍게 둘레길을 걸으실 예정이라면, 굳이 비싼 돈을 주고 고어텍스를 고집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고어텍스 막이 차단되어 있어서 한여름에는 발에 땀이 차고 더울 수 있습니다. 

바람이 잘 통하는 메시(그물망) 소재가 섞인 일반 트레킹화가 가격도 훨씬 저렴하고 일상에서 신기에도 쾌적합니다. 

내 진짜 여행 패턴을 고민해보고 선택하시는 편이 현명합니다.

4. 수명 2배 늘리는 트레킹화 홈케어 관리법

마음에 드는 신발을 어렵게 장만했다면 이제 관리가 반입니다. 

등산화나 트레킹화는 일반 운동화처럼 세탁기에 넣고 돌리거나 물에 푹 담가서 빨면 그 순간 수명이 끝납니다. 

신발 내부에 접착 된 기능성 가죽이나 방수 천이 떨어져 나가기 때문입니다.

  • 다녀온 직후 : 트레킹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가장 먼저 부드러운 솔이나 못 쓰는 칫솔로 신발 표면에 묻은 흙 먼지를 털어내세요. 흙 먼지를 그대로 방치하면 가죽이나 천의 미세한 구멍을 막아 신발의 통풍 기능을 떨어뜨립니다.

  • 물기 제거 : 만약 흙탕물이 묻었다면 물을 푹 적시지 말고, 물티슈나 젖은 수건으로 오염된 부분만 슥슥 닦아내야 합니다.

  • 건조 방법 : 가장 중요한 것은 말릴 때입니다. 빨리 말리겠다고 헤어 드라이어 뜨거운 바람을 쐬거나 직사광선이 내리쬐는 베란다에 두면 신발 형태가 뒤틀리고 고무창이 딱딱하게 굳어버립니다. 

       반드시 신발 안에 신문지를 뭉쳐 넣어 습기를 흡수하게 한 뒤,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
       놔두셔야 합니다. 신발 깔창(인솔)은 따로 빼서 말려주면 퀴퀴한 발 냄새를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핵심 요약]

  • 일반 러닝화는 자갈길에서 발바닥 통증을 유발하고, 헤비한 등산화는 평지 둘레길에서 다리 피로도를 높이므로 중간 형태인 '로우컷 트레킹화'가 신중년 초보에게 가장 좋습니다.

  • 신발 사이즈는 발이 붓는 것을 감안해 두꺼운 양말을 신고 뒤꿈치에 손가락 하나가 들어갈 정도(5~10mm 크게)로 선택해야 발톱 부상을 막습니다.

  • 트레킹화는 절대 세탁기에 넣거나 물에 담가 빨지 말고, 흙먼지만 솔로 털어낸 후 깔창을 분리해 그늘에서 말려야 오래 신을 수 있습니다.

   👣 지금 가지고 계신 운동화나 등산화는 발에 잘 맞으시나요?
        혹시 걸을 때마다 발가락 끝이 아팠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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